집을 구하고 대출을 완료한 뒤 해야 할 일은 이삿짐업체를 찾는 거였다. 원룸에 살 때까진 워낙 건물 벽이나 전봇대 곳곳에 '원룸이사 전문'이라는 업체의 전단이나 스티커 명함들이 많이 붙어져 있었기에 그중 가장 많이 보이는 곳 한두 곳에 전화해서 견적을 내곤 했다. 짐이 별로 없기도 했고, 원룸 이사의 가격대는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는 아주 안일한 생각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를 해야 하는 집은 투룸이었고, 투룸에 약 5년을 사는 동안 내 짐은 정말 단독가구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넘쳐나게 되었기에 이젠 정말 제대로 견적을 받아봐야 했다.
내 이사 조건은 이랬다,
1. 의류와 생활용품, 식기 등 일반적인 짐 당연히 포함
2. 가구는 렌트하여 사용 중인 코웨이 매트리스와 작은 신발장, 컴퓨터 의자만 챙기고 모두 폐기
3. 가전은 캡슐커피머신과 청소기만 챙김
4. 내 이사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각종 덕질의 결과물들(a.k.a 예쁜 쓰레기들) 왕창
5. 문제는 엘베가 없는 건물의 4층이고, 사다리차가 안 되는 구조로 짐을 옮길 때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의 힘이 필요함
농담처럼 이사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라 무조건 후려치고 네고하라는 말도 있지만, 요즘이야 워낙 후기들도 많고 비교 견적 가능한 어플도 많으니 여기저기 검색부터 시작해 봤다. 결과적으로 근래 이사한 후기들을 찾아봤을 때, 내가 사는 지역의 소형 투룸 아파트 이사비용은 60만 원대가 가장 많이 나왔고, 거기에 분명 엘리베이터가 없고 사다리차가 안 되는 건물이라 추가금이 들 테니 나는 기준 금액을 70만 원쯤 생각하고 견적을 받아보기로 했다.
이사 견적 사이트는 온갖곳에서 광고를 보고 들어 익숙한 <미소'miso'>로 결정, 원하는 방문일시 입력 후 약 2~3시간 만에 총 4곳의 업체에서 방문 요청을 받았고 그중 한 곳은 방문이 진행되기 전 내가 원하는 날짜에 다른 예약이 차버려 업체 측에서 취소요청이 들어왔었다. 결과적으로 총 3곳에서 견적을 받았고, 예상대로 업체가 부르는 금액대는 70~80만 원원 선이었다.
어차피 이사 비용은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선택한 곳은 'yes24'라는 업체였는데, 포장이사에 여성1분과 남성 3분이 와주시기로 했다. 추가로 견적을 받을 때 폐기업체를 불러 가구들을 버릴 거다라는 내 말에 25만 원 추가해 주면 남성 1분을 더 추가해 가구까지 모두 해체해 1층 폐기장으로 내려주겠다고 하셔서 그것까지 추가. 결과적으로 95만 원에 투룸 이사와 가구 폐기를 해결했다. (폐기용 스티커 구매비 별도)

사실 처음에는 너무 비싼거 아닌가, 내가 호구 잡힌 건가 싶었지만 이사 당일 아침 새벽 7시 30분부터 찾아와 능수능란하게 짐을 싸고 정리하고 치워주시는 모습을 보며 가치 있는 소비였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일단 포장이 사였던 만큼, 중요한 물건들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직접 포장을 해주셨으니 이사 전날까지 준비해야 할 일이 별로 없었다는 게 가장 좋았다. 마침 회사일도 바빴던 타이밍이라 내가 10~20만 원쯤 바가지 썼다 하더라도 이삿짐을 따로 챙겨두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고마운 일이었다.
기사분들 중간중간 드실 물과 기왕지사 더 시원하게 드시라고 편의점에서 얼음컵 몇 개를 사느라 든 돈이 추가금의 전부. 물론 부모님께서 그래도 한 5만 원이라도 밥값으로 따로 챙겨드리라는 말에 기사분들 식사하러 가실 때 슬쩍 현금으로 5만 원 건네드리긴 했지만, 정말 이사가 시작된 그 순간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일 처리가 깔끔한 건 당연하고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즐겁게 일해 주시는 모습에 정말 힘든 줄 모르고 이사할 수 있었다.
짐 옮기는 일이 끝나고 곧바로 계약서를 챙겨 주민센터에 방문해 전입신고를 했다. 전입신고하면서 우편물의 주소지변경도 함께 신청했다. 이미 'kt Moving'으로 주소지 변경을 신청해둔 상황이었지만, 왠지 주민센터에서 해주면 미처 <kt>가 챙기지 못하는 곳까지 챙겨줄 것 같았거든.
아, 여기서 잠깐. 버팀목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전입신고 후 주민등록등본을 한 장 떼자. 주민센터에서 떼오든 '정부 24'에 들어가 온라인으로 받든 이사한 집주소가 박힌 주민등록등본이 있어야 대출 실행 후 사후 심사에 추가되어야 하는 서류를 낼 수 있다. 내가 대출을 받은 <우리은행>의 경우 이사하는 날(=대출실행일) 오후에 카톡으로 대출 사후 서류를 제출하라는 알람 톡이 왔었고, 함께 온 바로가기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본인인증 후 이사한 곳의 주소가 찍힌(=전입신고가 완료된) 주민등록등본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됐다.
남은 건 정리 지옥. 가장 큰 수납가구의 배송이 2일이나 늦어져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을 어수선하게 지내야 했고, 혼자 정리를 하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끝나긴 하더라. 상자들을 다 풀고 물건들이 제자리를 잡는데 일주일정도가 걸린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디테일한 부분들을 더 손봐야 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해 준비하지 못한 소형 가전과 가구들을 채워야 하지만, 일단 사람 사는 집 같아졌다.
올 초, 갑작스럽게 이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약반년 간 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었던 이사가 이렇게 끝났다. 이번 이사를 준비하며 정말 처음으로 이래서 다들 오랫동안 눌러 살 내 집을 사고 싶어 하나보다 싶어 지더라. 쨌든, 이 집에선 얼마간의 기간을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즐겁고 행복하며 기쁜 일들만 가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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