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지난주 말부터 폭풍처럼 몰아친 프로젝트를 마무리해내고, 커피 한잔과 함께 메모장을 켜 느긋한 마음으로 요 며칠간의 이야기들을 되짚어 본다.
02.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코인 시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사둔 몇몇 코인들이 실시간으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기분이다. 하지만, 국장이 끝도 없이 빠지고 있어 내 자산의 전체적인 밸런스는 +/- 0이 된 기분. 이건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잃고 있는 것도 아닌 그 어딘가 중간쯤 끼여 있는 그런 모양새다.
03.
직업 특성상 누군가의 이력서를 매일같이 훑어보게 되는데, 참 여러가지 생각들이 드는 것 같다. 와-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거지. 지난 며칠간은 우연히도 정말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커리어를 가진 분들의 이력서를 받아 보았는데, 이렇게까지, 누가 보아도 반짝반짝하다고 느껴질 만한 화려한 경력들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포기했을 것들을 생각하니 대화 한번 나눠보지 않았지만 존경심이 느껴지더라. 그리고 부럽고.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이런 감상을 불러일으킬만한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었다.
04.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혀진다는건 참 슬픈 일이다. 마치 대단한 서사의 시작 같은 문장이지만, 사실 자주는 아니지만 중요한 날마다 꽃을 주문하던 꽃가게 사장님이 지난번 주문까진 나를 기억해 주었지만 이번 주문땐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 슬프다는 말이었다. 괜히 서운하기도 하고. 응. 참 사람의 마음이란 이다지도 얄팍하다.
05.
그리고 끝나지 않는 코바느질 삼매경. 칼퇴근을 하든 7시 퇴근을 하든 9시에 퇴근을 하든 집에 가면 씻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담요와 쿠션으로 뒤덥힌 스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코바늘을 손에 쥐는 것이 요즘의 낙이다. 엄지손가락과 손목이 뻣뻣해져 가지만, 그래서 케토톱을 달고 살게 되었지만 실 하나로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이 중독을 끊어낼 수가 없다. 겨울마다 이게 뭔 사서 고생하는 짓인지.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몸이 알아서 움직이는 걸 어쩌랴. 케토톱이나 넉넉히 사둬야겠다.
06.
회사 휴게실에 성인 남성 키만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었다. 반짝반짝한 전구까지 켜져서 감나 보며 멍 때리고 있기 최고의 뷰가 완성된 느낌이다. 작년엔 없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무슨 바람이 불어 각 층 휴게실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한 건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 매일이 되어 마음이 즐겁다.
07.
연말답게 요즘 물욕이 터지는 중이다. 이런저런 세일도 많고 연말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다 더 특별히 귀여워보인는 것인지. 아껴야 하는 시기인데 되려 돈이 너무 쉽게 이리저리 줄줄 나간다. '어머! 이건 사야 해!' 싶은 아이템들이 너무 많은 탓이지. 세상 모든 제품 디자이너님들! 조금만 덜 귀여웠어도 제가 안 사고 돈을 아낄 수 있었을 것 아닙니까 아! 하고 괜히 억울한 척을 해본다. 하. 근데 알죠? 귀여운 건 진짜 못 참아.
08.
연말에 제주도와 일본 그리고 홍콩을 다녀와야 하게 생겼다. 사실 2024년 중 가자! 했던 여행 약속들인데 함께 가기로 했던 사람들 모두 서로 바쁘다 보니 이런저런 일에 치이고 요리조리 미루다가 연말에 이르러서야 번갯불에 콩구워먹든 아 몰라 일단 가! 가 되어버린 거지. 근데, 날이 추워 그런가 요즘 내가 무엇이든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그런가, 비행기는 타고 싶지만 딱히 어디든 가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굳이? 싶은 생각만 계속 드는 게 문제. 하지만, 이렇게 말해놓고 또 가면 누구보다 뽈뽈거리고 돌아다니겠지. 응. 맞다.
09.
곧 다가오는 주말, 이번주도 병원 예약으로 토요일이 가득찼다. 다만 몇 년 전만 해도 1년에 1번 병원에 갈까 말까 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병월을 자주 찾게 된 걸까. 허허허.
10.
오늘은 퇴근 후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 처음 경험하는 유형의 미팅이라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 기분이 좋은 의미로 엉망진창이다. 부디 가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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