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정말 끝. 끝. 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에 살던 집 계약이 마무리되었다. 보증금을 무사히 돌려받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주고받아야 할 돈 문제도 모두 정리되었다.
02.
이사는 6월에 하고 보증금은 7월에 받게된 이 어이없는 상황이 웃기고, 그 과정에서 2~3개월간 스트레스에 이 일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하이킥을 하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그 집이 있는 쪽으로는 침도 뱉기 아깝다.
03.
이와중에 이 모든 일들의 원흉이 된 관리인은 끝까지 잘못한 거 없다, 거짓말한 거 없다고 발뺌하길래 어이가 없더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살면서 어이없고 화나지만 나이도 많으신 분이 그럴 수 있지 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참은 거, 이사 준비하며 자꾸 말바꿔대는 통에 화난 거 또 집주인과 나 사이에서 거짓말로 말들을 꾸미고 전해 덕분에 집주인이 오해하여 나에게 별소리 다 한 것까지 다 묻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그 뻔뻔한 태도에 나도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다 할 수밖에 없었지.
04.
끝까지 자긴 잘못없다고 우기며 부들부들하던 꼴이 참 추하더라. 역시나 나이가 많다고 어른은 아니더라. 그저 늙은이일 뿐. 결론적으로 원하던 사과는 못 받았지만 나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을 당사자에게 쏟아낸 덕분인지 마음은 좀 편해지더라. 지난 몇 달간 명치가 무거웠는데 가볍다. 역시 말하길 잘했다. 할 말은 해야지. 암암.
05.
이사한 집에서 산지 3주쯤 됐는데 전에 살던 곳과는 다른 환경들에 적응하고 익숙해져나가는 일이 즐겁다. 은은함과 포근함이 있는 집이어서 그런가, 잠도 푹 자고 마음도 편하다. 여전히 정리할 것들이 눈에 보이고 새로 채워 넣어야 할 것들이 보이지만, 이 또한 즐거움이기에 하나하나 차근히 해나가야지.
06.
이번 이사를 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버리고 샀다. 꽤 오래 쓰기도 했고 이사 과정에서 이일저일 겪는 나를 보며 주변 어른들이 다 버리고 비우고 두고 나와 새로 시작하라는 말도 많이 해주셔서, 나 역시 기분전환 겸 쓰던 가구와 가전 대부분을 폐기하거나 그대로 두고 나왔다. 꼭 필요한 것들만 챙긴 셈이다. 정말 많은 제품들을 찾아 비교하고 구매하면서 질산템과 똥템들이 있었는데, 정말 언제 기회 되면 하나하나 다 정리해두고 싶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하하.
07.
최근 구매한것 중 좋았던 것 하나만 먼저 풀어보자면, 접이식 스프링 토퍼 되시겠다. 이사 후 손님용 토퍼 겸 주말에 집에 빈둥거릴 때 큰방(이라 쓰고 거실/서재/내 놀이방이라 읽는다)에 깔려고 산 토퍼인데, <휴도>라는 브랜드의 제품이다. 솜이나 라텍스 소재가 일반적인 접이식 토퍼들 사이에서 정말 독보적인 개성을 가졌다 생각한 토퍼였는데, 일반 침대 매트의 반정도 되는 두께(13cm)의 접어 수납 가능한 매트리리스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정말 편할까? 스프링 괜찮을까? 금방 꺼지지 않을까? 약하지 않을까? 너무 부피가 크진 않을까? 등등 사기 전까지 오만 고민을 다 했던 토퍼인데, 지금 생각하니 왜 좀 더 빨리 알지 못했나 싶을 만큼 편하다. 스펀지든 라텍스든 뭐든 일반 토퍼 깔고 편했던 적이 없는데, 이건 정말 신세계. 접은 상태에서 추가 구성상품으로 파는 커버 씌워 스툴같이 쓸 수도 있어 더 좋다. 주말에 누워서 넷플보고 쉴 땐 쫙 펴고 평일에는 챡챡 접어서 스툴로 쓰고. 진짜 활용도 최고더라. 손님용 토퍼 혹은 좁은 원룸 등에서 공간활용 때문에 접이식 토퍼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강추.
08.
아, 물론 모든 물건을 다 잘 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를 각각 따로 두기엔 공간이 여의치 않아 주문했던 <삼성전자>의 큐커(에어프라이+전자렌지+오븐 기능이 합쳐진 거)를 2주 만에 받았지만, 설치할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기사님의 의견에 결국 고민하다 돌려보냈다. 최근에 큐커의 열 때문에 화재가 난 일이 있어서 제품 양 옆과 뒤판에 적어도 30cm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소형 투룸에 있는 부엌 붙박이 장에 그런 공간이 어디 있겠는가. 조리대 위에 둬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큐커를 두면 조리할 공간이 없어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리석 상판이라 올리면 열 등에 의해 깨질 위험이 있다는 의견에 바로 접었다. 하하하. 결국은 전자레인지 따로 미니 에프 따로 사고 선반 다이 하나 더 사는 걸로 셀프 합의 봤다. 이렇게 가구와 가전이 계획보다 또 늘었다. 흑.
09.
쨌든, 오늘은 다 잘 끝난 기념으로 케이크나 한판 해치워야지.
10.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다. 대부분은 두번은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덕분에 더 단단해지더라. 이제 정말 다 끝났으니 배움과 고마움만 남기고 화와 짜증은 흘려보내야겠다.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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