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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는 어제 이야기

24.10.30 추워질수록, 우린 더 자주 만나게 될 거에요 :)

by 숨하나 202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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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시간은 참 속절없이 흐른다. 올해 4월부터 7월에 초에 걸쳐 이사를 준비하고 마무리하자마자 밀려드는 현생에 치이다 10월까지 모두 보냈다. 내 현생이 비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골목에 와서야 '아차, 나 티스토리...'를 떠올리게 되었고, 약 4개월 만에 돌아왔다.

02.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하던 시기가 지나고 나니, 일이 약간만 한가해져도 어찌할 줄 몰라하는 스스로가 느껴져서 재미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하던 일이 2개에서 10개가 되었을 때는 너무 힘들어 죽을 거 같았는데, 10개에서 8개가 되니 반대로 너무 한가한 거 같아서 힘들어 죽겠다. 허허허. 정말 어찌라 하는 말인지 스스로도 모를 요즘이다.

03.
연말~연초 비수기를 보내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추운 계절에 이런저런 일들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내가 가진 기억들의 온도는 대부분 꽤 낮은 편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고 가디건을 챙겨 입는 시기가 되면 꼭 생각나는 영화, 드라마, 여행지, 취미생활들이 떠오르고 집과 회사를 오가며 일하기 바빴던 내 하루에 소소히 스며들어온다. 

04.
그렇게 나는 다시 장롱 속 깊이 넣어두었던 코바늘 꾸러미를 꺼내 내가 쉴 때 가장 편하게 있는 공간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었다. 어느 해엔 담요, 어느 해엔 온갖 사이즈의 받침들, 어느 해엔 조각 패턴만 한가득 떴었지. 딱히 솜씨가 좋은 건 아니어서 정말 취미 삼아 유튜브나 온라인에 올라온 도안을 참고해 이리저리 뜨고 버리길 반복하는 게 벌서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올해는 뭘 떠볼까? 

05.
아직 찾진 못했지만 서랍 어딘가에 곱게 넣어둔 외장하드도 꺼내야 한다. 겨울 내내 내 일상에 배경음악처럼 깔릴 <해리포터>, <헝거게임>, <왕좌의 게임>, <미스터선샤인>, <도깨비>, <오버로드> 시리즈들을 내 영상 플레이어에 리스트업 해둬야 하니까. 올해는 갑자기 원작도 보고 싶어지는 바람에 집 근처 가까운 도서관에 회원 가입도 해두었다. 매번 그게 그거 같은 겨울이지만, 이렇게 소소하게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어 질리지 않고 반복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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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침구를 바꾸고 난방용품들을 꺼내면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노트북 한대와 태블릿 한대를 찾았다. 적어도 4~5년전까진 매일 켜져있어야 했던 노트북과 어딜 가든 한 몸처럼 다니던 태블릿이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잊고 있었다.

07.
지난 주말을 모두 바쳐 기기들을 충전하고 윈도우를 업데이트하고 나서야 그 안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세상에, 약 5년 전 나는 꽤 문학적이고 생각 많은 사람이었구나 싶더라. 바탕화면 가득 만들어진 한글과 워드 파일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창피하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지 놀랍기도 하더라고.

08.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지 다 잊어버린 지금 그 이야기들을 이어내는건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와 생각들을 다시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긴 충분했던 거 같다. 머릿속에 떠오르던 온갖 이야기의 시놉과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을 적어두었던 수첩과 파일들을 뒤적이며 수정과 디밸롭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09.
주절주절 쓰다보니 올 겨울은 정말 바쁘겠네. 추워지는 날씨에 가만 웅크리고 있는 것보단 나은 것 같지만, 과연 이 겨울이 다 지나고 나서 나는 저 수많은 계획들 중 몇 개나 온전히 해냈을까?

10.
그럼, 이만. 추워질수록 자주 들릴게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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